부산에는 바닷가, 산, 낙동강만 있다고 생각하시는 경우가 많은데, 숲과 호수를 질기며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 회동수원지라고 산책로의 거리가 약 20km 정도 되는 큰 저수지가 있습니다. (한 바퀴 도는데 무려 5시간은 걸리는 거리입니다!)
부산 살면서 매번 산, 바다만 다녔다가 이번에는 회동저수지 중에서 작은 시골 마을인 오륜마을을 다녀왔습니다.
부산 살면서 시골 풍경의 산책로를 가려고 먼 곳으로 갈 필요 없습니다. 금정구에 위치해 있으면 도심에서 정말 조금만 나오면 볼 수 있는 시골 풍경의 아기자기한 마을로 갈맷길 코스에도 포함되어 있습니다. 산책만 하고 오려고 했는데 생각지도 못했던 정월대보름 행사도 예정되어 있어서 오후 1시쯤에 방문해서 7시 행사까지 구경하고 왔습니다~!
마을 초입부터 나무에 꽃이 봄이 오는 것을 미리 알려주듯이 펴있었습니다.
아직 양은 많지 않지만 그래서인지 더 의미가 이쁘다고 느껴졌습니다. 와이프가 꽃을 좋아해서 시작 지점에서 앞으로 가려고 하지 않더군요... 그런데 저 꽃이 매화인지 벚꽃인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네요
황토길을 가려고 하는데 멀리서 사물놀이 소리가 들려서 찾아가서 간단하게 촬영해 봤습니다.
정월대보름행사에 맞춰서 오후부터 저녁 7시 행사까지 마을을 돌면서 풍요를 기원하는 모습이 시골 풍경과 어울려져서 더 정갈 지게 느껴지고 도심에서 가끔 보는 사물놀이와 다르게 잘 어우러진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. 오후 내내 사물놀이 소리가 마을 전역에서 들려서 더 특별했던 것 같습니다.
간단하게 마을을 구경하고 땅뫼산 황토길을 걸으면서 평소에 부족했던 운동도 하고 많이 꾸미지 않지만 충분히 관리된 산책로를 다녔습니다. 사람도 많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한산하지 않아서 너무 좋았습니다. 날씨가 더 밝았으면 좋았겠지만 조금 흐린 날씨 덕분에 쌀쌀한 느낌으로 마지막 겨울(?) 느낌의 산책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.
황토길이라서 그런지 맨발로 다니는 사람들도 적지 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. 발 씻는 곳, 휴식 공간 등 깔끔하게 잘 관리되고 있었습니다. 3월 이후 날씨가 풀리면 숲 속 사이의 벤치에 앉아서 간단한 간식을 즐기면서 휴식을 취하기에도 안성맞춤으로 되어있었습니다. 가져온 보온물통에 커피와 간식을 먹었는데... 솔직히 아직은 추웠습니다 ㅎㅎ
황토길은 그렇게 길지 않아서 풍경을 즐기며 힘들지 않고 한 바퀴를 돌 수 있었고 황토길 중간에 편백나무 숲과 정좌가 있어서 한층 더 분위기를 만들어주었습니다. 편백나무 숲 안쪽에 벤치가 많아서 날씨가 따뜻할 때에는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해서 힐링하는 시간을 가질 것 같았고, 저희도 날씨가 풀리면 다시 와서 간단한 피크닉을 즐길 예정입니다.
황토길을 전부 돌고 다시 초입으로 돌아와 왼쪽으로 가면 전망대로 가는 길이 있습니다. 수원지를 끼고 걷다 보면 대나무 숲도 나오고~ 진실의 대나무도 나오고~ 단조로울 수 있는데 전망대까지 가는 길은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있었고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 않아 전망대의 입구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.
저수지 외각을 걷다 보면 끝도 없는 계단이 보이는데.... 정말 끝이 안 보이는 계단입니다! 천천히 올라가다 보면 중간에 표지판이 있고 약간의 산길과 계단을 오르면 전망대에 도달하게 됩니다.
조금 힘들고 지루할 수 있지만 해발고도 175m로 그렇게 높지는 않지만 양옆으로 보이는 풍경은 회동저수지와 주변 마을, 부산 도심도 보이는 진귀한 풍경을 갖고 있었습니다. 개인적으로 회동저수지 오신다면 꼭 들려보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추천드립니다!
오후에는 황토길, 전망대를 다 돌고 정월대보름 축제로 오륜마을사람들이 준비한 음식을 먹으러 가봤습니다. 여타 축제와 달리 마을에서 준비한 축제이니 만큼 가격도 좋았고 인심도 후했습니다. 오륜마을에서 유명한 향어회도 1만 원에 맛볼 수 있었고 2인 기준 18,000원에 충분히 만족스러운 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. 향어회는 처음 먹어봤는데 밑물고기라 처음에는 좀 신경 쓰였지만 비릿하지 않고 고소함이 정말 맛있었습니다. 회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던 와이프도 집에 오는 길에도 생각난다고 또 먹고 싶다고 할 정도였습니다 ㅎ(어묵탕은 무려 삼진어묵을 사용해서 탱글탱글~)
6시 30분 정도에 행사장으로 다시 갔습니다~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와있었고 안전을 위해서 안전요원이 달 주변에서 통제를 하고 있었습니다.
추운 날씨로 인해서 6시 50분에 조금 일찍 달집에 불을 붙였고, 불은 생각보다 화려하고 강력하게 타올랐습니다!
사진에 다 담을 수 없을 정도로 정말 장관이었습니다. 많은 사람의 염원과 소원을 담아 활활활활활~ 바람에 따라서 불씨가 떨어지는 관계로 한 장소에서 볼 수는 없었고 좌우로 바삐 움직였네요. 생각지도 못했던 정월대보름 달집 태우기 행사로 하루를 오륜마을에서 알차게 보낼 수 있었고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.
다음에는 회동수원지의 다른 마을도 들려서 산책도 하고 많은 작지만 소소한 아름다운 장소를 찾아가보려 합니다.